유네스코로부터 모범사례 NGO로 소개된 바 있는 세계무술연맹 정화태 총재를 만났다. 세계무술연맹은 국제민간기구이자 NGO라는 차별화된 입지를 살려 유네스코 인문사회과학 분야 공식파트너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문화분과 유네스코 NGO들의 협의체인 NGO포럼 활동의 일환으로 정부와 협력, 유네스코 대표목록에 등재된 무술의 진흥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유네스코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전파하는 NGO 고유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문화와 스포츠를 아우르는 지구촌시대를 열어가는 세계무술연맹만의 사업을 해나갈 수 있도록 유네스코 우선 사업인 전통스포츠 경기(TSG) 사업과 각국 문화를 연계하여 전통무술분야 국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한다.
▶ 세계무술연맹 현황은.
⇒ 세계무술연맹(WoMAU)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NGO단체이다. 문화 분야 자문 NGO, 인문사회과학 분야 공식파트너 NGO를 거쳐 현재는 상임자문회원(PCM))이다. 우리나라에 국제무예센터(ICM)를 유치하는데도 공헌이 컸다.
연맹은 2002년, 충주세계무술축제에 참가한 28개 국 28개 무술단체대표들이 합의해 무술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세계무술계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설립했다. 2021년 현재 회원단체는 67개이다. 브라질 카포에이라, 이집트 타흐팁, 터키 오일레슬링, 이란 쥬르카네 등 유력 단체들이 포함돼 있다.
연맹이 주최하는 축제 참가비용은 100% 소속 회원단체들의 자기부담으로 이뤄진다. 충주세계무술축제가 개최되지 않는 해에는 연맹 총회의 해외유치 틀이 구축되고 있다. 국내에 세계무술연맹, 국제무예센터, 세계무예마스터십이 공존하고 있어 각 단체의 기능과 역할 범위에 대한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맹이 세계 전통무술단체들을 중심으로 문화에 포커스를 맞춰 무술 관련 활동을 해온 유네스코 국제NGO인 만큼 고유 기능에 전통스포츠 경기(TSG) 사업을 더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무술분야 국제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회원네트워크를 활용, 유네스코에 세계의 전통무예를 등재시키는 데에도 기존처럼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응.
⇒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맹총회와 유네스코에 등재된 무술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협의체인 유네스코 등재무술진흥위원회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팬데믹 때문에 회원단체 소속 도장들도 다방면에서 어려운 상황이다. 사무국에서는 11개 국가에 분포하는 유네스코 등재무술진흥위원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무술의 보존 및 진흥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연맹은 코로나19시대에 전통무예가 보존ㆍ진흥할 수 있는 조사, 연구, 분석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코로나가 불러온 사회 환경과 변화된 산업구조 속에서 새로운 시설과 장비를 이용해 무술계가 교류,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변화.
⇒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나 활동이 어려워지고, 일선 도장들이 무너지고 있다. 세계 무술인들이 소통, 교류하는 행사도 멈춘 상태다. 대회나 축제도 영상을 통해 심사, 관람을 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제는 무술계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 연맹은 디지털 거버넌스, 온택트 시스템 정착 등을 통해 TSG사업을 극대화 시키고자 한다. 이는 우리 사무국이 개성 있는 각국 문화를 보여주는 TSG(전통스포츠 경기) 국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 국제무예센터와의 협력은.
⇒ 세계무술연맹과 국제무예센터는 역할이 중첩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국제무예센터는 국가별, 지역별, 국제적 협력과 연구, 지식공유, 정책자문, 역량개발과 관련한 글로벌 링크를 구축하는 일을 해야 맞다. 이를 통해 NGO, 학계, 연구소 등의 필요 사항을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단위사업, 문화ODA사업, 청소년 무예캠프, 무술정보 수집ㆍ조사 등은 전 세계 무술공동체를 회원으로 둔 세계무술연맹이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단체 간 협의체를 개설해 상호 보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 세계 전통무예 보존을 위한 연맹의 역할.
⇒ 연맹은 매년 충주에서 총회, 축제, 세미나 등과 같은 국제무술교류를 주최, 홍보해왔다. 그 가운데 유네스코와의 협력관계도 굳건히 구축했다. 전통무술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2009년 유네스코협의체 지위 공식 파트너 및 2010년에는 정부 간 무형문화재보호위원회의 자문 NGO로 인가).
현재는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된 무술이 11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연맹은 2018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무술들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협의체를 발족시켜 유네스코 등재무술진흥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국제교류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앞으로 전통무술도 본질은 잃지 않으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발맞추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연맹 주요 일정과 발전 방향.
⇒ 세계무술연맹은 무술계 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국제NGO라는 상징성과 무술을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편입시키는데 일익을 한 역사성이 있다. 택견 등 각국의 전통무술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길도 열었다. 연맹은 2022년에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는 사업으로 유네스코 국제 활동 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이버 기념관 조성, 무술사진 공모전 및 디지털 전시, 연맹 활동 홍보 Youtube 제작, 창립 기념책자 발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무술연맹을 비롯한 무술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으면서 고인이 된 무예인들을 추천받아 마스터스 플라크를 조성할 계획도 있다. 올해 총회 때는 가능한 한 많은 회원단체를 초청해 세계무술연맹의 발전적 운영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할 수 도 있다.
국제민간기구인 세계무술연맹은 회원단체가 속한 국가의 관련부처나 정부로부터 연맹 소속 단체가 전폭적인 지원을 받도록 하고자 한다. 또, 회원단체들이 최대한 자율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교류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맹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 운영형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다. 기존에 효과적이고 영향력이 큰 방식은 현행을 유지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영역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방법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
Profile
충주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영국 런던대 동구슬브학부 연수. 일본 게이오대 러시아어학과 졸업.
외무부 입부(1972), 주 러시아 공사, 주 라오스 특명전권 대사, 주 일본 공사, 본부대사, 주 오사카 총영사(차관급). 현재 세계무술연맹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