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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숙 시인 ‘남쵸 호수에서’

강민숙 시인 | 기사입력 2024/08/14 [16:35]

강민숙 시인 ‘남쵸 호수에서’

강민숙 시인 | 입력 : 2024/08/14 [16:35]

▲ 무예신문

 

남쵸 호수에서

-티벳에서(4)

 

여기가 바로 천상이었네

백두의 높이에다 한라의 높이를 더한

해발 4,700m의 고도

바다 같은, 하늘호수가

이곳에 버티고 있을 줄이야

건너 뵈는 히말라야 만년의 설산

그 흘러내린 물,

내 두 손으로 받아 마시어 본다

혀끝으로 전해져 오는

그 맛 짜다.

문명 이전, 물의 맛은 이러했을까

돌무덤 위에 걸어 놓은

하얀 천 조각, 하닥

펄럭이며 떠나간 영혼 부르고 있다

자그만 돌멩이 위에다

옴마니반메홈 새겨 놓고 파는 상인

윤회를 벗고 해탈한다는

그 말 믿고 내, 세 개를 샀다

나와 두 아들을 위해

풀포기를 뜯던 양 한 마리

음메하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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