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알리’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다. 그가 ‘캐시어스 클레이’에서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슬람식 이름으로 개명했을 정도로 과격한 이슬람교도였다는 것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 영화는 그의 70여 년 인생 중 딱 10년간만을 다뤘다. 영화는 소니 리스튼을 KO 시키면서(1964) 시작된다. 그리고 조 프레이저에게 무릎을 꿇고, 다시 조지 포먼을 쓰러뜨리면서(1974) 끝난다. 리얼한 경기 장면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하나 있다. 영화의 기술 고문으로 읠 스미스를 훈련시켰던 실제 알리의 트레이너 안젤로 던디가 “내가 20대에 윌 스미스를 만났더라면 그를 챔피언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은 물론 허풍이지만, 그만큼 노련한 카메라 움직임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는 반증 아니겠나.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알리는 종교적이고 휴머니즘 차원의 강고한 신념 대신, 자신의 명에 회복 욕구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농후했다고 전해진다.
2016년 6월, 74세로 세상을 등진 알리의 장례식은 별세 직전에 본인이 직접 기획했는데, 그의 고향 켄터키주 소재의 한 농구 경기장에서 거행됐다. 읠 스미스 등이 운구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추도사를 했다. 한 이슬람 연구학자는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고 간 알리가 장례식을 통해 전하려고 시도한 메시지는 다름 아닌 ‘포용’이라고 했다.
한때 그의 베트남전 참전 거부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어느 베트콩도 나를 검둥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왜 그들에게 총을 쏴야 하나?”는 그의 발언은 반전운동의 명언으로 남기도 했다.
미국에서 알리의 바통을 이은 ‘흑인 영웅’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흑인과 무슬림은 미국에서 여전히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알리는 죽기 얼마 전, “이슬람을 이용하는 이들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당시 대선 후보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고인은 옳은 일을 위해 싸운 사람이요, 링 안에서는 챔피언, 링 밖에선 영웅이었다”라며 그의 삶을 압축했다. 알리는 2007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알리에게 ‘복싱의 왕’(King of boxing) 칭호를 부여했다. 이 행사에는 전‧현직 세계챔피언 100여 명이 참석했다.
끝으로 여담 한 마디, 알리의 딸 라일라가 “복싱 가업을 잇겠다”며 1999년 프로로 데뷔해 은퇴하는 2007년까지 24승 무패(21KO)를 기록하기도 했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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