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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 조직,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다

한남희 교수 | 기사입력 2024/08/29 [10:24]

대한민국 스포츠 조직,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다

한남희 교수 | 입력 : 2024/08/29 [10:24]

▲ 한남희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포럼위원장,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무예신문

2024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선수들의 활약상, 노력과 성과가 방송의 주요 콘텐츠가 되고 있다.

 

뉴스에서는 안세영 선수로 인해 제기된 스포츠 단체의 문제점을 재조명하고, 조직의 운영 체계와 선수 관리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스포츠 조직부터 대한체육회 및 국내 회원 종목단체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최근 산업계는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자주 사용한다. 지구상 최대 규모의 이벤트인 올림픽을 하나의 스포츠 플랫폼으로 분석할 수 있다. 올림픽 플랫폼(Platform)에서 플랫폼을 설계, 운영, 관리하는 주체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를 플랫포머(Platformer)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에서 활동하거나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나 참여자, 즉 국가올림픽위원회(NOCs)와 국제스포츠연맹(IFs)을 플랫포미(Platformee)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IOC의 플랫포미로서 한국올림픽위원회(KOC: Korean Olympic Committee)가 있고, 대한축구협회(KFA, Korea Football Association)의 경우 축구 종목 IFs의 한국 조직이 된다.

 

현재 대한민국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는 달리 국가 체육회(National Sports Council)와 올림픽위원회(National Olympic Committee, NOC)가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되지 않고 통합되어 운영된다.

 

즉, 대한체육회가 국가체육회와 한국올림픽위원회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제기된 배드민턴연맹 등 조직에 관계된 국내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

 

법률상 문화체육관광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할 대한체육회는 IOC의 플랫포머인 KOC의 독립성을 들어 IOC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즉, 국제스포츠조직 IOC 규약으로 KOC 운영의 중심을 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감독 선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올림픽 플랫폼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내 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가 국가체육회(National Sports Council)와 올림픽위원회(National Olympic Committee, NOC)를 통합 운영하여 서로 다른 전문적인 역할과 효율성을 낼 수 없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플랫폼으로 보면 IOC는 올림픽 운동과 관련된 활동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국내 조직 KOC만 관리해야 하고, 한국의 전체적인 체육활동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Korean Sports Council)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휘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리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큰 이슈가 된 것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연임 없이 물러난다는 선언이었다. 2013년 IOC 위원장에 당선되어 첫 8년간의 임기와 2021년 재선에 성공해 4년간 추가 임기를 수행한 바흐 위원장은 지난 8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142차 IOC 총회에서 '임기 연장을 위해 관련 IOC 규정에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두 차례의 Olympic Agenda를 발표하며 올림픽 운동의 확산과 적지 않은 공적으로 임기 내 합리적인 개혁가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바흐 위원장이 3선에 도전하려면 IOC 규약을 개정해야 하고 이는 논란의 대상이 되겠지만, 그의 연임 불가 선언으로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패러다임이 정립되었다.

 

국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정작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출전하지 못한 파리를 방문하여 FIFA 회장에게 자서전을 전달했다. 다음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대립 각에서도 3선의 단체장 연임제한 규정 폐지를 위한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방체육회장을 위해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올림픽 진출 실패와 감독선임의 책임론에 휩싸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 개정안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한민국 스포츠 조직에서는 회장이 법이자 규정이 되고 있다. 정부의 지휘 감독도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반면 전 세계 체육 대통령이라 불리는 토마스 바흐는 새로운 시대와 리더를 원하는 지도자로서 스포츠를 더 공정하고 크게 만들었다.

 

올림픽 플랫폼으로 보더라도 IOC의 플랫포머인 KOC의 수장, 그리고 KFA의 수장이 토마스 바흐의 선언처럼 대한민국의 스포츠 미래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스포츠는 새로운 리더와 그와 함께할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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