ΰ

강민숙 시인 ‘야크의 숙명’

강민숙 시인 | 기사입력 2024/09/11 [16:20]

강민숙 시인 ‘야크의 숙명’

강민숙 시인 | 입력 : 2024/09/11 [16:20]

▲ 무예신문

 

야크의 숙명

- 티벳에서(8) 

 

세상에 누구와도 겨눌 자 없어

신이 산다는 설산

그 아래턱까지 오른

털북숭이 야크를 본다

털과 가죽, 젖과 살점까지

다 내어주고

 

짐짝, 등에다 지고 산다

만년설보다 맑은 가슴으로 사는

티벳의 영혼들

평생 곁에 지키며 산다

한 발만 비켜 디뎌도

천 길 낭떠러지 내려다보며

터벅 걸음으로

해발 오천의 고지 오르다

하늘 한번 올려다보고

콧구멍 벌렁이며 올리는

그 기도소리 내가 듣는다

나도,

네 발로 걷는 사람이라는

그 묵묵의 외침을.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