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스포츠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부 부처에 스포츠부를 설치한 것은 대부분 군부 정권 시절이었다. 박정희 정부는 태권도를 국기로 지정하고, 초·중·고등학교 체육 활동을 강화했으며, 장충체육관 등 주요 체육 시설을 건설해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정책들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전두환 정부도 스포츠를 실정을 가리는 도구로 사용 하였지만, 국가 이미지 제고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했다.
88서울올림픽 유치와 함께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잠실야구장, 체조 경기장 등 대규모 스포츠 시설을 건설하며 스포츠 인프라를 확장했다. 1982년 프로야구, 1983년 프로축구의 창설로 대중 스포츠가 활성화되었고, 같은 해 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은 스포츠 발전의 법적·재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사회적 변혁 도구로 기능하며,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노태우 정부는 초대 체육부 장관을 배출하고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마무리를 이끌며, 국민생활체육회를 설립해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는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했고, 청소년 체육부 개편과 IOC와의 협력 강화는 대한민국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다.
군부 정권이 민주주의 부재와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받았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만큼은 그 유산을 부정하기 어렵다. 정부의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스포츠 행정은 국민의 신뢰를 얻었고, 낙하산 인사에도 불구하고 수장들은 책임을 다했다. IOC 위원과 부위원장을 배출하여 국제적인 역량을 키웠으며, 기업인들은 스포츠를 후원하며 자부심을 느꼈다.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가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쾌거로 이어졌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현재 대한체육회는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의 통합 이후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선수와 지도자의 처우 개선과 은퇴 선수의 진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성폭력 사건과 최저학력제 도입은 현장 스포츠인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내부 소통 부족으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대립도 심화되었다. 이로 인해 국민의 신뢰는 흔들리고, 스포츠의 명분과 가치는 크게 퇴색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제 새로운 체육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도자 선출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정부와 스포츠인들의 관심속에 내부 공정위원회는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후보 자격 심사도 엄격히 이루어져야 한다. 나이와 배경에 대한 편견 없이 선수, 지도자, 지식인, 그리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기업인까지 폭넓은 후보군이 공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가 후보 간 상호 존중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모든 체육인이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공유하며, 하나의 목표를 위한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선거를 통해 스포츠 민주주의의 모범을 세우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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