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희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포럼위원장,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무예신문

최근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체육계를 흔들고 있다.

공정위원회의 수장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김병철 위원장이라는 점,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3선 연임을 승인한 결정이 이들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공정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바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며, 법적으로는 “법의 기준에 따라 공평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결정들이 반복되면서 체육계 내부는 물론, 대중의 시선도 싸늘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스포츠 공정위원회는 자율적 기구로서 내부의 규약에 따라 위원장이 위촉되며, 쉽게 해촉되지 않는다. 체육계 내부에서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전문위원회라는 점에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이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자율성에 의한 결정이 오히려 공정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데 있다. 김병철 위원장이 대한체육회 내부에서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공정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체계는 체육계 내부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대한체육회와 별개로 스포츠윤리센터가 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의 공정성을 감시하고, 폭력 예방 및 조사,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정부 기구로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이기흥 회장에게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며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의 연임을 승인한다면, 그 결정이 과연 법적 기준과 공평성, 사회적 합리성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기흥 회장이 피의자 신분임에도 연임을 허용하는 것이 ‘공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지에 대한 불만이 끓고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체육계 내부의 반응도 나뉘고 있다. 대한체육회 노조는 “이 회장은 정부와 국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꼼수로 연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반면, 경기단체연합회는 “노조가 특정인의 불출마를 강요하고 공정위원들의 판단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체육계 내부는 분열 상태에 놓여 있으며, 공정위원회가 내리는 결정을 둘러싼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대공무사(大公無私)’라는 말이 있다. ‘큰 공익을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버린다’는 뜻이다. 당시 공직자가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공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이번 사안에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과연 이러한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 내부의 이해관계보다는 체육인과 국민이 기대하는 진정한 공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내부의 소리를 넘어 외부의 합리적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공정’한 결정을 내리기를 체육계와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