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나이가 벼슬"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한남희 교수 | 기사입력 2024/12/18 [10:48]

"나이가 벼슬"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한남희 교수 | 입력 : 2024/12/18 [10:48]

▲ 한남희한국스포츠산업협회 포럼위원장,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무예신문

"나이가 벼슬"이라는 말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존중과 대우를 받게 되는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문화를 반영한 속담이다. 어원의 구체적인 기록은 없지만, 유교적 가치관에 기초한 나이와 연륜에 대한 존중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회적 권위를 인정받고, 자연스럽게 대우받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이 속담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내년에 칠순이 되면서도 3연임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을 필두로, 아웃도어 브랜드를 51년 이상 이끌어 온 민간기업 회장, 팔순을 앞둔 국회의원과 시장 출신 정치인까지 노장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모두 내년이면 만 70세를 넘는다.

 

체육계에 대한 이들의 공헌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체육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체육계가 직면한 혼란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체육의 정책, 교육, 경제, 행정 등 모든 영역을 현재의 체육회와 함께 이끌어온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3월에 치러질 IOC 위원장 선거는 의미 있는 대비를 보여준다. 7명의 다양한 연령대 후보가 경합하는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70세라는 명확한 나이 제한이다. 유력 후보인 세바스찬 코(영국) 회장도 내년 68세에 위원장이 되어 IOC 위원으로서 4년 임기를 더 연장하더라도, 현 규정상 74세에는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현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이 4년 연장이 가능함에도, 새 시대에는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결단이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지금 변화와 공정이 절실하다. 국제대회 종목이 MZ세대 취향으로 재편되고, 선수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올림픽 아젠다도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체육계 역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갈등, 선수·지도자·심판들의 처우 문제, 지방체육회와 종목 단체의 자립성 확보 등 새로운 시각의 해법이 필요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글로벌 K-스포츠의 미래를 위해서는 여성과 젊은 층의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은 이미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가 천만 관중이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젊은 여성 팬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의도의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있는 것도 20~30대 젊은 세대다.

 

"나이가 벼슬"이라는 말이 주는 존중과 경험의 가치는 여전히 소중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 체육계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할 때다.

한남희 교수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