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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의 민주주의, 예(藝)·도(道)·법(法)의 실종

한남희 교수 | 기사입력 2025/01/17 [15:03]

체육계의 민주주의, 예(藝)·도(道)·법(法)의 실종

한남희 교수 | 입력 : 2025/01/17 [15:03]

▲ 한남희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포럼위원장,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무예신문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민주주의는 헌법 위헌 논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해괴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국민 주권을 국가원수가 부정하는 상황에서 나라가 바로 설 리 없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은 대한민국 체육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지만, 동양에서는 유교, 도교, 불교 사상을 통해 "예(藝)", "도(道)", "법(法)"의 철학으로 인간의 행동과 사회적 상호작용, 그리고 우주를 이해해왔다. 이는 단순한 통치 체제를 넘어 정신과 육체를 다스리는 근본 원리로 자리 잡았다. "書藝(서예)", "書道(서도)", "書法(서법)"과 "武藝(무예)", "武道(무도)", "武法(무법)"은 정신적 추구와 육체적 실천 사이의 균형을 나타냈다. 이는 서양의 민주주의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개인의 윤리적 책임, 공동체의 조화, 자유에 대한 강조 등 더욱 깊은 통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체육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주의는 물론 "예(藝)", "도(道)", "법(法)"마저 실종되었다.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체육인이 마땅히 가져야 할 선거의 주권이 무시되어 체육단체장 선거 중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근거 없는 소문으로 상대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략에 매몰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대로 된 선거 방법과 원칙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선거 자체를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예(藝)는 "예술"이라는 의미를 넘어 인간 행동의 예절과 예법을 아우른다. 그러나 현재 체육계 선거에서는 '나이가 곧 벼슬'이라는 구시대적 논리로 상대 후보에 대한 기본적 예의마저 저버리고 있다. 도(道)는 조직이 나아가야 할 본질적 경로를 제시해야 하지만, 체육회의 선거운영위원회는 그 원칙조차 모호하게 운영하고 있다. 법(法)은 구체적이고 강제적인 규칙을 통해 공정한 질서를 확립해야 하지만, 현재 체육회에서는 회장의 의지가 곧 법이 되는 왜곡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로, 최근 일부 지역 체육회에서 발생한 선거 과정의 불투명성을 들 수 있다. 후보자 검증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유권자인 체육인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생략되는 등 민주적 절차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는 체육계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체육회는 지금까지 완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예, 도, 법을 중시하며 조직의 윤리적 가치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잘못된 해석과 가치관으로 인해 무너져 버렸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맞은 가치와 리더십으로 체육계 민주주의를 재정립할 때다.

한남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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