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표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에 통신표 받아들고 선생님에게 묻는다 염세주의자가 뭐예요 머뭇거리며 대답을 피하는 선생님 아버지에게 내밀자 고개만 갸우뚱하는데 그 말을 모르시는 것 같다 몸이 허약해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책만 읽는다고 그랬을까 초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꼬리표처럼 나를 따라다니던 염세주의자 지금도 나를 흔든다 붉은 인주로 머릿속에다 꽝 찍어 놓았던 낙인을 지우기 위해 비 오는 날이면 가끔 미루나무 밑에서 흠뻑 비를 맞는다.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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