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IOC 선수위원, 행정가까지. 화려한 경력을 착실히 쌓아온 역대 최연소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지지를 힘입어 42대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새로운 체육계 리더를 인터뷰했다.
■ 당선 소감과 각오. ⇒ 기대와 응원을 보내준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 변화를 바라는 체육인들의 열망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당선 후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감사하게도 그 마음을 알아주셔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기적이라면, 앞으로 대한민국 체육을 변화시킬 기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체육계의 현실을 함께 고민하며, 올해는 체육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부서져라 뛰어서 보내주신 열망에 화답하겠다.
‘일 잘하는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많은 기대가 부담되지만, 현장에서 직접 들었던 목소리와 8년간 IOC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하겠다. 체육회를 효율적이고 기동력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거라고 믿는다. 체육이 주는 희망, 설렘, 행복, 감동 등 그런 감정들을 체육인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올바른 행정을 펼쳐 나갈 생각이다.
■ 체육계 현안은. ⇒ 학교체육 정상화와 지방체육의 재정 자립이 시급한 문제다. 내가 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학교 운동부 감독이 되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지금은 학교 운동부가 침체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을 하나씩 의무적으로 하는 1교-1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학생들이 스포츠를 취미로만 끝내지 않고 특기로 발전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학생들이 능력을 발휘하면, 전문 선수로도 성장할 수 있다. 학교체육을 활성화하면 학생들이 갖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체육 분야에서 더 많은 인재가 배출될 것이다. 학교체육의 활성화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밑거름이다.
지방체육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지방체육회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치적 독립을 확보하기 위해 민선 체육회장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지자체장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체육회장이 선출되면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방체육회의 재정 자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별 조례 제정 의무화나 법제화를 통해 재정 자립 기반을 다져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종목 단체장 선거제도 유연화나 지방체육 지도자 호봉제 도입도 필요하다. 지방체육회 지원을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제공하고, 기업 및 미디어와 협력하여 자생력을 높이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 비인기 종목에 대한 활성화 대책. ⇒ 우리나라 스포츠는 특정 종목에 집중된 투자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있다. 종목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낸 일부 종목들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종목들이 생긴다. 파리올림픽에서도 1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33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만 나왔다.
이에 대한 해결도 학교체육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종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기 종목에 집중되다 보니, 도전적인 종목들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 종목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새로운 종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긴다. 다양한 종목에서 우수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미디어와의 협력을 통해 기초종목들에 대한 노출을 늘려야 한다.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생활체육의 저변확대. ⇒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간의 융화가 우선이다. 생활체육대회 랭킹제도를 도입해 체육활동에 대한 참여 동기를 높여야 한다. 랭킹 시스템을 통해 엘리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참가자들이 지속해서 성과를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성과를 체감하며, 체육에 대한 흥미를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AI기반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시스템을 마련해서 체육인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이, 신체 조건, 운동 수준에 맞는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누구나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생활체육의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체육계에 대한 제언. ⇒ 체육계는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체육계의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체육이 ‘희망과 행복을 준다’는 점을 되새기고, 내부의 부정적인 이슈를 차단해야 한다. 체육인들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갖고 진정성 있게 일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학교체육과 지방체육의 개선은 절실하다. 학교체육은 이미 무너졌다. 운동부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지방체육회도 민선으로 바뀌면서 행정과 예산 분배에 문제가 생겼다. 지방 체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끝으로, 체육계 전반의 재정 자립이 중요하다. 기업 후원을 받기 위한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팬덤을 갖춘 선수들과 OTT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체육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체육계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Profile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삼성생명 남자 탁구 대표팀 코치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 회장 現 대한체육회 회장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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