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무예는 몸의 동작과 기술로 평가된다. 그러나 무예의 참뜻은 기술의 숙련이 아니라, 정신을 단련하고 도(道)를 실천하는 데 있다. 검을 휘두르는 팔보다 중요한 것은 검을 쥔 마음이며, 힘보다 위대한 것은 그 힘을 절제할 줄 아는 의지다. 몸이 기술을 만들지만, 정신이 그 기술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고대 화랑도를 보면, 전통무예가 전투기술만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화랑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젊은 선비이자, 도(道)를 중시하는 수양의 전형이었다. 그들의 검과 활은 단지 전투의 수단이 아니라, 올곧은 정신을 닦는 수행의 길이었다.
즉, 화랑도의 근본은 기술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정신이다. 그들이 익힌 무예는 인간 됨의 표현이자, 정의와 용기의 상징이었다. 이 정신이 바로 무예의 도(道)요, 수양의 최종 목적이다.
오늘날 우리는 경기력으로 무예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빠르고 정확한 기술, 화려한 시범이 곧 실력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기술은 흉내 낼 수 있어도 정신은 흉내 낼 수 없다. 진정한 무예는 타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기는 데서 완성된다. 몸이 강한 사람은 상대를 이길 수 있지만, 마음이 강한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옛 선현들은 “무(武)는 그칠 지(止)와 창 과(戈)가 합쳐진 글자”라 했다. 즉, 무는 싸움을 멈추는 것, 곧 평화를 추구하는 뜻이다. 이처럼 무예의 궁극은 폭력을 제압하는 힘이 아니라, 폭력을 멈추게 하는 마음이다. 진정한 무예인은 싸움을 피할 줄 알고, 자신이 지닌 힘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무예 수련에서 동작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예가 문화로, 정신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도(道), 경쟁보다 수양, 승리보다 인(仁)을 앞세워야 한다.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낡지만, 정신은 세대를 넘어 이어진다. 그 정신이 곧 한민족의 혼이자 문화적 자긍심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전통무예란 무엇인가. 답은 우리의 역사 속에 있다. 화랑의 기개, 선비의 절의, 무인의 의로움이 그것이다. 무예는 싸우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멈추기 위해 배우는 것이고, 몸을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철학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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