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테는 프랑스 북부 항구 도시와 빈민가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생존을 위한 거리 싸움 기술에 가까웠지만, 19세기 초 미셸 카쇠(Michel Casseux)가 이를 체계화하면서 무예로서의 틀을 갖추게 된다. 발차기 중심이던 기술은 이후 권투가 결합되며 보다 정교해졌고, 스포츠로 진화했다.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이기에 태국의 무에타이(Muay Thai)와 캄보디아의 쿤크메르(Kun Khmer)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이는 사바테가 역사와 교류 속에서 형성된 복합적인 무예라는 점을 보여준다.
1924년 파리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1970년에는 유럽컵대회를 개최하는 등 경기화된 사바테로 발전했다. 이후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주최하는 월드 컴뱃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참가했으며, 2018년에는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출전하며 국제적인 입지를 넓혔다.
사바테는 신발을 신고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다른 격투기와 뚜렷이 구별된다. 벨트 아래 공격이 금지된 권투와 달리 급소와 목을 제외하면 비교적 자유로운 공격이 가능하며, 발끝을 이용한 정밀한 타격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복부를 겨냥한 뒷꿈치 차기와 물구나무 자세에서 얼굴을 향해 날리는 양발 차기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힘 뿐만이 아니라 균형과 타이밍, 그리고 거리 감각을 요구한다.
경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쏘(Assaut)’는 기술 중심 경기로, 녹다운 없이 정확성과 완성도로 승패를 가린다. 반면 ‘꽁바(Combat)’는 타격이 우선되는 경기로 보보다 실전적인 양상을 띤다.
사바테를 직접 보면 다른 격투기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받게 된다. 공격과 방어가 빠르게 교차하는 가운데, 발의 움직임은 마치 춤처럼 이어지고, 선수들은 끊임없이 거리를 조절한다. 이처럼 사바테는 움직임 자체가 하나의 표현이 되는 무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매력은 파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바테의 흐름을 따라 도시를 이동해보면, 무예의 기원과 문화적 확장을 함께 체감할 수 있다. 지중해를 마주한 항구 도시 마르세유는 사바테의 출발점을 떠올리게 한다. 선원들의 삶과 바다의 거친 리듬은 이 무예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와인의 도시 보르도에서는 또 다른 프랑스를 만날 수 있다. 깊이 있는 역사와 여유로운 풍경 속에서 사바테가 지닌 ‘정제된 스포츠’로서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국경의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문화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독일과 맞닿은 지리적 특성 덕분에 독특한 건축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사바테의 성격과도 닮아 있다. 여기에 프렌치 리비에라의 대표 도시 니스를 더하면, 프랑스 여행은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된다.
여행한다는 것은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몸의 언어까지 이해하는 과정이다. 사바테는 그 여정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창이라 할 수 있다. <계속>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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