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토(Bokator)는 기원전 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지닌 캄보디아의 전통 무예다. 그 흔적은 오늘날에도 앙코르 와트 사원의 벽면 부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보카토가 고대 크메르 문명과 함께 형성된 문화적 유산임을 보여준다.
보카토는 “사자를 물리치다”라는 뜻의 ‘복타오(bok tao)’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사자가 마을을 위협했을 때, 한 전사가 단 한 번의 무릎 공격으로 이를 제압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이 상징적인 서사는 보카토에 담긴 용기와 생존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크메르 루주 정권 시기, 수많은 전통 문화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보카토 역시 소멸 위기에 놓였다. 이때 무예가 산 킴 센에 의해 복원되며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결과 202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23년 동남아시아 경기대회에서는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정체성 스포츠 중 하나로 채택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수련 체계 또한 독특하다. 수련생은 실력에 따라 ‘끄라마(krama)’라 불리는 띠를 허리에 두르며, 흰색에서 시작해 녹색, 파란색, 빨간색, 갈색, 검은색을 거쳐 금색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상바(sangvar)’라는 비단 끈을 이두근에 두르며 전통성을 강조한다.
보카토 수련 과정에서는 기술뿐 아니라 자연과 공동체를 존중하는 정신적 가치도 함께 배운다. 이는 보카토를 ‘싸움의 기술’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요소다. 오늘날에도 보카토는 제례 의식과 축제 속에서 춤, 음악, 전통 의학과 결합된 형태로 이어지며 캄보디아 문화의 한 축을 이룬다.
앙코르 톰과 바이욘 사원, 그리고 정글에 잠식된 타 프롬 사원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명이 어떻게 공존하고 충돌했는지를 보여준다.
보카토를 따라가는 캄보디아 여행은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마주하는 여정이다. 앙코르 와트에서 고대 전사의 흔적을 발견하고, 프놈펜에서 그 전통이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순간, 여행자는 방문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된다. 무예는 몸의 언어다. 그리고 보카토는 그 언어로 캄보디아의 역사와 정신을 오늘도 이야기하고 있다.<계속>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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