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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 논란, 대표성과 정통성

김승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6/05/11 [17:11]

합기도 논란, 대표성과 정통성

김승 편집국장 | 입력 : 2026/05/11 [17:11]

▲ 김승 편집국장  ©무예신문

요즘 합기도계가 시끄럽다. 정작 통합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실종된 채 명분 없는 구호만 난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단체에 대표성을 부여하기 위해 학문적 회피를 두른 박사 논문까지 등장했으니, 그 내용은 상식적인 수준에서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대한체육회 가입을 근거로 특정 신생 단체를 ‘공식적인 대표단체’로 규정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온 60여 개 합기도 단체들을 배제한 채, 동호인 단체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제도권에 진입했다고 대표성과 정통성까지 획득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흐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사 논문이라면 객관적 사료 검증과 현장 조사, 원로와 지도자들의 의견 수렴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일부 주장은 연구의 깊이보다는 특정 단체를 정당화하기 위해 편파적 논리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이는 학문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자, 논문을 승인한 지도교수와 심사 체계의 책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합기도는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장에서 다져진 실전성과 정신을 함께 지닌 무예이다. 몇 장의 행정 문서로 정통성과 대표성을 규정할 수 없다. 대표를 자처하려면 일선 지도자들의 목소리와 원로들의 지혜, 각 단체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대한체육회 역시 갈등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도권 편입 여부만을 기준으로 정통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합기도계의 내부 균열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종목 인정이 아니라, 모든 단체를 아우르는 실질적인 통합의 로드맵이다. ‘한 종목, 한 단체’라는 원칙 역시 공정성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

 

현재 합기도계는 난립과 분열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각 단체는 제각각의 이해관계 속에서 움직이고, 통합은 구호로만 소비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합기도는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독점이 아니라 진정한 통합이다. 합기도 통합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욕심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배제와 독점이 아닌, 인정과 포용 속에서만 가능하다. 합기도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왜곡된 정통성과 대표성에 대한 논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합기도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승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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