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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

심현자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5/14 [09:25]

스승의날,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

심현자 논설위원 | 입력 : 2026/05/14 [09:25]

▲ 심현자 논설위원     ©무예신문

5월 15일은 스승의날이다. 요즘 학교에서 교사들은 과연 존중받고 있는가. 교사들은 스승의날이 감사와 보람의 날이 아니라, 무사히 한 해를 버텨냈음을 확인하는 날이 되고 있다. 교사들은 끝없는 민원과 법적 책임, 학부모의 항의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최근 교육부가 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나온 초등교사들의 목소리는 지금 학교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왜 우리 아이 사진은 몇 장밖에 없느냐”, “왜 특정 학생과 짝을 바꿔주지 않았느냐”, “왜 멀리 가서 아이를 힘들게 했느냐”는 항의가 이어진다.

 

교사들은 수백 장의 사진을 찍고, 안전계획서를 작성하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루 종일 긴장 속에서 학생들을 돌보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은 감사보다 항의와 책임 추궁이다.

 

강원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에서 인솔 교사가 형사처벌을 받은 사건은 교육 현장 전체에 큰 충격을 남겼다. 아이들을 위해 현장에 나섰던 교사가 한순간에 피고인이 되는 모습을 본 뒤, 많은 교사들은 체험학습 자체를 꺼리기 시작했다. 교육활동이 아이들의 성장과 경험을 위한 일이 아니라, 법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학교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아이들이 다칠 수 있다는 이유로 운동장 놀이를 제한하고, 경쟁과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운동회 순위나 상장 수여식을 없애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생을 훈육하면 아동학대 민원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학부모 상담조차 녹음될 수 있다는 긴장 속에서 이뤄진다. 교사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언제든 민원과 고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나서기가 무섭다.

 

물론 학생 인권과 안전은 중요하다. 과거처럼 권위주의를 앞세우던 시절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러나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활동에 대한 신뢰보다 책임 추궁이 앞서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교사를 존중받는 선생님이 아니라, 민원에 응답하는 담당자처럼 취급받고 있다. 책임은 무한대인데 정작 교사를 보호할 권한과 제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스승의날만큼은 우리 사회가 교사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사를 끝없는 민원과 책임의 최전선에 세워둔 채 건강한 학교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희생 요구가 아니라, 교권과 교육활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와 제도의 회복이다.

심현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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