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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카자흐스탄 ‘쿠레시(Kuresi)’

이상미 기자 | 기사입력 2026/06/17 [16:20]

[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카자흐스탄 ‘쿠레시(Kuresi)’

이상미 기자 | 입력 : 2026/06/17 [16:20]

▲ 사진=카자흐스탄쿠레시협회 (무예신문)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에서 두 선수가 서로의 허리띠를 움켜쥔 채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균형과 기술, 순간적인 판단력이 승패를 가른다.

 

카자흐스탄의 레슬링 ‘쿠레시(Kuresi)’는 유목민의 삶과 정신이 담긴 대표적인 민족 무예이다. 쿠레시 선수들은 ‘발루안(Baluan)’이라 불리며, 강인함과 용기를 상징하는 존재로 존경받는다. 카자흐 서사시와 민담, 문학작품 속에서도 발루안은 공동체를 지키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오늘날에도 쿠레시는 젊은 세대에게 역사와 전통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 사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경기 방식은 상대의 어깨를 먼저 땅에 닿게 하면 승리한다. 선수들은 허리띠가 달린 전용 재킷을 착용하며, 이를 활용해 상대를 넘어뜨리는 기술을 사용한다. 유도나 몽골의 부흐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상대의 다리를 손으로 직접 잡을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상체 중심의 균형 싸움과 허리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쿠레시는 오랜 세월 유목민 사회에서 전해져 왔지만, 현대적인 경기 체계가 마련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다. 1938년 스파르타키아드에서 대규모 대회가 개최되며 스포츠로서의 기반이 마련됐고, 이후 국제대회를 통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년 열리는 ‘카자흐스탄 바리시(Qazaqstan Barysy)’가 대표적인 국제 대회로 자리 잡았으며, 100여 개 국가에 중계되며 카자흐스탄 전통 무예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 사진=카자흐스탄쿠레시협회


전통적으로 쿠레시는 마을의 경험 많은 선수나 지도자들이 어린 소년들을 가르치며 전승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학교와 스포츠 클럽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되고 있으며, 남녀 모두가 즐기는 국민 스포츠로 발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와 관련 단체들은 학교 교육 과정에 쿠레시를 확대 도입하며 전통 계승에 힘쓰고 있다. 쿠레시가 관용과 선의, 연대의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연결하는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쿠레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자연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수도 아스타나는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건축물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거대한 전망탑인 바이테레크 타워와 현대적인 도시 경관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카자흐스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옛 수도인 알마티는 카자흐스탄 여행의 또 다른 중심지다. 도시를 둘러싼 천산산맥의 풍경이 아름답고, 메데우 스케이트장과 심불락 스키 리조트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차른 캐니언은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만큼 웅장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붉은 협곡과 광활한 대지는 유목민의 삶이 펼쳐졌던 카자흐스탄의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카자흐스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콜사이 호수와 카인디 호수다. 에메랄드빛 호수와 침수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풍경은 중앙아시아 최고의 자연 절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행은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과 가치관,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쿠레시는 광활한 초원에서 살아온 카자흐 민족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담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끝없는 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쿠레시 한판은 여행자들에게 이 나라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어준다. <계속>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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