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을 승패와 기록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체육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공동체의 활력을 높이며, 청소년들에게 꿈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국가가 체육을 어떤 정책적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국민의 삶과 질, 그리고 체육의 미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 전반에서 변화와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체육계 역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체육정책에 대해서는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지 뚜렷하게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체육이 국정의 주요 의제로 충분히 다뤄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축구를 비롯한 인기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민적 관심은 스포츠산업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대한민국 체육을 인기 종목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국가대표를 꿈꾸며 이름 없이 땀 흘리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있고, 이들을 묵묵히 가르치는 지도자들이 있다. 묵묵히 지역의 작은 공간에서 수련생들을 지도하며 전통무예의 맥을 이어가는 무예인들도 있다. 이들의 땀과 헌신이야말로 대한민국 체육의 기초를 떠받치는 소중한 자산이다. 문제는 이들의 노력이 정책의 시야에서 자주 밀려난다는 데 있다.
체육정책의 성패는 결국 현장에서 확인된다.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지, 지도자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 학교와 지역 간의 생활체육 기반이 충분한지 살펴봐야 한다. 종목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현장이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정책은 예산으로 구체화되고 사업으로 연결돼야 한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없는 정책이라면 아무리 좋은 취지를 담고 있어도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전통무예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전통무예진흥법이 전부 개정됐다고 해서 전통무예의 미래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전승과 보급, 지도자 양성, 교육과 시설 확충, 역사 연구와 기록 등 지속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법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정책과 예산이 뒤따라야 현장이 살아날 수 있다.
생활체육 역시 국민의 일상에서 출발해야 한다. 집 가까운 체육시설에서 운동하는 시민, 학교체육에 참여하는 청소년, 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하는 선수 모두가 체육을 통해 건강과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자주 들어야 한다. 책상 위에서 만들어진 정책이 현장에 내려왔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실제 수혜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의 관심은 정부 정책의 방향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체육을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국가정책으로 인식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낸다면 관계 부처의 관심과 행정의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무예·체육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도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비인기 종목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전통무예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된 분야에도 국가가 책임 있는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이제 체육을 국정의 주변부가 아닌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 공공정책으로 바라봐야 한다. 말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이고,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산과 실행이다. 대통령의 관심이 정책으로 이어지고, 정책이 예산으로 뒷받침되는 것을 체육 현장에서 확인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체육은 국민의 건강이고 청소년의 꿈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다. 이제는 조명을 받는 선수와 인기 종목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체육의 뿌리를 지키고 있는 현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재명 대통령의 관심과 결단이 대한민국 체육이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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