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권도 보급과 후진 양성에 힘써온 이현곤 대사범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1947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12세였던 1958년 태권도에 입문했다. 전주 지도관과 서울 무덕관에서 수련한 뒤 197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도착한 뒤 2년 동안 여러 지역을 돌며 태권도 시범을 펼쳤고, 이후 워싱턴 D.C.에 정착해 태권도 보급에 나섰다.
국기원 공인 9단인 고인은 국기원 해외자문위원과 미주지역 교육분과위원장 등을 지냈다. 미국 버지니아주 헌든에 ‘H.K. Lee Taekwondo’를 설립해 수련생과 지도자를 양성했으며, 50여 년 동안 약 2만 명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태권도 기술뿐 아니라 예의와 인내, 책임과 존중 등 태권도의 정신적 가치를 가르치는 데도 힘썼다. 병원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학교 스포츠 지원, 경제적 약자를 돕는 지역사회 활동에도 참여했다.
다섯 명의 동생과 함께 구축한 ‘리 브라더스(Lee Brothers)’ 태권도 네트워크도 그의 주요 업적이다. 고인은 동생들에게 한국에서 태권도를 익힌 뒤 미국으로 오도록 권했고, 동생들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 첫 도장을 열었다. 이후 리 브라더스 태권도장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멕시코·중국 등으로 확대됐으며 세계 각국에 70여 개의 지관을 운영하는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고인은 ‘리 브라더스컵’을 개최하며 태권도를 통한 교류와 화합에도 힘썼다. 자신이 나온 한국의 시골 중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불우 학생과 장애인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는 등 고국과 지역사회에 대한 나눔도 이어갔다. 북버지니아 한인회 부회장 등을 맡아 교민사회와 미국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도 했다. 태권도 발전과 사회봉사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2016년 인터뷰에서 “태권도계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 간다는 것이 내 원칙”이라며 해외 태권도인들과의 소통과 젊은 지도자들의 국제무대 진출을 강조했다. 또 자신이 일군 태권도 기반을 이어갈 후계자를 찾고 있다며 “패기 있는 대한민국의 태권도 후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50여 년간 태권도 보급과 교육, 봉사에 힘쓴 고인의 발자취는 수많은 제자와 지도자, 세계 각국의 태권도장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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