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람과 사람
박정진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기사입력: 2017/12/18 [20:35]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박정진 문화평론가 © 무예신문

국내 무문(武文) 철학의 대가인 박정진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이 신간을 냈다. 책은 저자의 철학적 사유를 정리한 500여 편의 경구로 구성돼 있다. 책을 통해 박 소장은 서양철학을 뛰어 넘는 우리나라의 자생철학을 강조한다. 이번 호 특별인터뷰는 인문학, 예술, 무예를 망라하는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인 박정진 박사와의 문답이다. 

#저술 배경을 소개해 달라.
책은 인류문명의 미래에 관해 쓴 경구들의 모음이다.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제목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패러디한 것이다. 니체는 20세기에 살았지만 의식만큼은 21세기를 살다간 인물이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서양문명의 종말을 고할 만큼, 지극히 서양적인 인물이다. 그의 철학은 ‘권력에의 의지’를 다뤘다. 나는 이에 대한 대항으로 ‘위대한 어머니’를 택했다. 어머니만큼 비권력적인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어머니의 구체적 의미는.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상징성을 위해 도입한 말인 만큼 ‘모든 어머니’라는 말이 더 맞겠다. 가부장, 국가사회 이래 지난 5∼ 6천 년 간의 인류 역사는 패권경쟁의 시대였다. 니체는 이를 잘 요약했지만,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권력경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어머니들이 지닌 여성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과 남성을 비교하는 관점이 강해 보인다.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이다. 과학의 발달로 여성성의 특성인 부드러움, 이성보다는 감성, 추상보다는 구체적인 것, 관념보다는 신체적인 것이 더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신체적’이라는 말에 관심이 간다.
근대문명에서 신체적인 것은 정신적인 것에 비해 하찮게 여겨졌다. 예술, 무예, 체육 분야에서는 신체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그 밖의 문화 분야에서는 정신이나 관념에 치중했던 게 사실이다. 현대에 와서는 신체가 정신이 규정한 육체가 아니라 독자적인 존재라고 인식되고 있다. 지덕체(知德體)에서 체덕지(體德知)로 우선순위가 바뀌어 가고 있다.

#책에 나오는 무문철학(武文哲學)을 정리해 달라.
종래의 철학은 개념과 언어를 지향했다. 앞으로의 철학은 실천과 신체의 움직임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이 책은 지금의 시대가 감성 철학, 공감 철학을 향해 가는 출발점임을 선언한다. 기존의 철학 이론이나 사유가 신체적 존재론과 공감 철학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조 이후에 무예를 천시했다. 지금도 그렇다고 보나.
그렇다. 안타까움이 크다. 상무정신이 없는 국가는 나라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다. 선진국들이 체덕지(體德知)를 실천하는 이유이다. 철학자나 예술가, 과학자의 완성도 무예 정신인 필사필생(必死必生)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이를 증명하는 무문겸전의 대표적인 실천자이다.

#한국 무예에 대한 관점.
태권도가 해외에 진출하여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에 공헌했듯이 전통무예도 복원과 혁신을 통해 주체적인 모습을 찾아야 한다. 사대주의가 많이 남아있는 인문학보다는 신체적인 본능에 충실한 전통무예가 자생 문화를 구축하는데 유리하다.

#이 책은 류영모, 함석헌, 단재(신채호) 선생에 대해서도 한계를 지적하고 있으며,  성리학에 대한 반성도 있다.
책에 나온 반성과 비판은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이다. 전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 아직 주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종속적 상태나 한계를 극복하려면 국가철학의 수립이 절실하다. 국가적 정통성과 함께 시민의식도 더 성장해야 한다.

#사유를 이끌어내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표현을 압축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과정은 정답을 내려주는 방식을 추구해 왔다. 모범 답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책을 쓰고자 했다. 파스칼의 팡세나 몽테뉴의 수상록, 니체의 단상(斷想) 모음집 같은 에세이는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달라진다. 그런 책들처럼 인생을 관조하게 만드는 책이 되길 바라면서 썼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숨은 정신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지식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바쁜 현대인을 생각해서 짧은 경구들로 구성했다. 우리시대의 팡세쯤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Profile
대구 출신으로 한양대 의예과를 수료하고,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영남대에서 문화인류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에서 20여 년 간 기자 생활을 했다. 세계일보에 전통무예를 다룬 ‘박정진의 무맥’을 43회 연재했다. 국선도(國仙道)인이며, 92년에 월간 ‘현대시’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한양대, 서울교대, 영남대, 대구대에 출강했다. 시집을 비롯한 저술 작품이 100여 권을 넘을 만큼 저작활동이 활발하다. 현재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조준우 기자 조준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박정진] 박정진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조준우 기자 2017/12/18/
[박정진] 박정진 문화평론가 “이제는 ‘武文時代’를 열어야 할 때” 조준우 기자 2016/11/16/
[박정진] “한국에는 崇文보다 尙武가 필요” 무예신문 2009/02/11/
배너
배너
가장 많이 읽은 기사
[만평] 맥그리거VS하빕, 경기 후 난투극에 경찰 출동 / 최경탄 화백
으름나무 열매의 효능 / 대전 임헌선 기자
대한민국무예단체장협의회, 2018 총회 개최 / 장영민 기자
최용술 선생 영명록 발견, 일본서 배운 건 사실이다 / 성도원 사무총장
산딸나무, 껍질ㆍ잎ㆍ열매 효능 다 달라 / 대전 임헌선 기자
‘아이언맨’ 윤성빈, 대한민국체육상 수상 / 최현석 기자
표도르, 벨라토르 208에서 차엘 소넨 꺾고 결승 안착 / 무예신문 편집부
‘제99회 전국체전’ 태권도경기 관람하러 태권도원 가자! / 장민호 기자
전국 최강 주짓수 챔피언을 가린다 / 장민호 기자
축구 국가대표 출신 장학영,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 조준우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