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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와 문헌 자료] 신라검(新羅劍)은 본국검(本國劍)의 속칭인가?(3)
기사입력: 2018/11/19 [13:4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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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대구협회 제갈덕주 이사     (무예신문)

앞서 <무명자집>에 대한 소개를 한 후 자료를 검색하다가 ‘신검(新劍)’이 ‘신라검(新羅劍)’의 약칭임을 나타내는 직접적 증거를 발견했다. 이는 지금까지 학계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결정적 증거로서, 저자가 ‘신검(新劍)’의 유래가 ‘신라(新羅)’라고 명확히 기술하고 있는 부분에 해당하여, 지금까지의 용어 해석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아래는 <순재고(純齋稿)>라는 저서의 5권에 나오는 명(銘)이라는 장르의 글 가운데 하나로 수록된 ‘십팔만기 부마기명(十八般技, 附馬技銘)’이란 글의 일부이다. 이 책은 1836년 이후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으로서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것으로 확인된다. 저자는 조선 제23대 임금이신 ‘순조’이시다. 즉 임금이 직접 지은 친필 원고에 십팔반 무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는 이 가운데 ‘신검(新劍)’에 대한 부분이다.

 

금계독립, 맹호은림, 직부송서, 발초사심, 장사분수, 백원출동, 시우상전, 투검으로써 마침내 끝난다. 이는 황창으로부터 비롯되었는데 그는 신라사람으로서 백제에 건너가 검무를 추었다고 전한다. 신검(新劍)의 명칭은 이 나라에서 비롯되었다. 혹은 본검(本劍)이라고도 칭하며, 혹은 요도(腰刀)라고도 칭한다.(金雞獨立。猛虎隱林。直符送書。撥草蛇尋。長蛟噴水。白猿出洞。兕牛相戰。投劒乃終。始自黃昌。新羅之人。乃入百濟。舞劒而傳。新劒之名。始自本都。或稱本劒。或稱腰刀。)

 

이 문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순조 임금은 그의 친필 원고에서 신검의 유래가 신라사람 황창랑이 백제로 건너가 검무를 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의 자료가 간접자료였다면, 이는 임금이 직접 그 유래를 언급함으로 해서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사이에 발견된 몇 가지 간접 증거 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앞서 ‘신검’을 ‘새로 만든 검법’이라고 주장해 연구자들은 ‘본국검’이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하면서 자국의 검법이 필요해 새롭게 만들었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반례가 발견된다.

 

당장 본국검이라고 하는 명칭만 해도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현종 14년 3월 11일(1673년)’자 기사에서 기타 기예들과 함께 시험을 친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왕실의 계보가 ‘현종-숙종-경종-영조-정조-순조’ 순으로 이어지는 것을 고려해 보면 ‘본국검’은 정조 임금 시대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이어지는 ‘현종 14년 4월 1일(1673년)자’ 기사에서는 ‘본국검’에 대해 ‘본국무예(本國武藝)’라고 지칭하고 있으며, 『무비지』에서는 ‘조선국도(朝鮮國刀)’라고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아래는 관련 기사이다.

 

이세익이 아뢰기를 “문신들의 활쏘기 이후 무슨 기예를 먼저 하오리까?” 여쭈니, 임금께서 말씀하시기를 “본국기예를 시험치라.” 하시었다. 이세익이 아뢰기를 “본국기예 중에서는 어떤 것을 먼저 하오리까?” 여쭈니, 임금께서 말씀하시기를, “먼저 본국검을 시험치라.” 하시었다. 임금께서 유혁연에게 물어보시기를 “이 검법의 법도를 어디서 보았는가?” 하시니, 유혁연이 아뢰기를 “신이 중국 『무비지』에 있는 이 검을 보았사온데, 칭하기를 조선국도라 이르었습니다.(李世翊曰, 文臣畢射後, 何技當先? 上曰, 本國技藝試之。世翊曰, 本國技藝中, 何者當先? 上曰, 先試本國劍。上謂柳赫然曰, 此劍之制, 見於何處? 赫然曰, 臣見中國武備誌有此刀, 而稱以朝鮮國刀云矣)

 

이로 볼 때 최소한 ‘신검’, ‘본검’, ‘요도’, ‘본국무예’, ‘조선국도’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문맥을 검토해 보면 이들은 어떤 때는 무기를 나타내고 어떤 때는 기예를 나타낸다. 앞서 소개한 한시에 나오는 ‘신라검’은 말 그대로 신라에서 제작된 무기를 의미한다. 아래는 앞서 소개한 전당시 <여제발신라검가(與弟渤新羅劍歌)>의 일부를 해석한 것이다.

 

나에게는 神異한 이가 준 신검이 있는데, 어둠 속에서도 영묘한 소리를 내지. 칼을 아는 사람은 동해에서 온 것인 줄 아는데, 오는 날 밤새 비바람이 쳤지. …… 칼날에선 바람 소리 일고 먼지도 부서지며, 얼룩은 거의가 교룡의 피라네 …… (我有神劍異人與, 暗中往往精靈語. 識者知從東海來, 來時一夜因風雨. …… 刃邊颯颯塵沙缺, 瘢痕半是蛟龍血. ……)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화자는 신라검을 한 자루 얻어서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매우 신이해서 바다를 건너오던 날 비바람이 세차게 쳤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때 ‘신라검’은 말 그대로 ‘신라에서 넘어온 칼’을 나타낸다. 이 시의 저자는 이섭(李涉)이라는 인물로 동생의 이름이 이발(李渤)이었다. 이 시의 제목은 ’동생 발에게 주는 신라검의 노래‘라는 뜻이다. 이섭 선생은 청계자(淸溪子)라는 호로 불리던 인물인데, 동생과 함께 여산(廬山)에 은거해 살다가 후에 종남산(終南山)으로 이주해 살았다. 재상의 천거를 받아 태학박사(太學博士)를 지낸 인물로서 중국역대인명사전에 그 이름이 전하고 있다. 한시를 매우 잘 지은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야은 길재 선생이 친필로 쓴 이섭 선생의 한시가 전하고 있다. 현재 야은 선생의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동생인 이발 선생과 관련해서는 ’백록동‘이라고 하는 고사성어가 전해지고 있다. 백록동은 이곳에서 이발 선생이 머물며 흰 사슴을 길렀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남당(南唐) 시절에 학관(學館)이었다가 후에 주자(朱子) 선생이 재건한 기록이 <송사> 주희전에 나온다.

 

조금씩 이와 같은 정보를 수합하고 정리해 가는 것이 한국무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 혹시 필요한 자료가 있거나 쟁점 부분에 대해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tashuka@hanmail.net을 통해 문의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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