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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사 탐구] 과거 택견을 수련한 계층-군인을 중심으로(2)
기사입력: 2019/03/10 [22:5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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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 무예연구가 김영만  ©무예신문

KBS(1984) 문화강좌 ‘선조의 수련세계 택견’에서 송덕기는 별기군(1881년에 설치된 신식 군대)과 별순검이 택견을 했다고 증언하였다. 1861년 훈국마, 보군, 별기군 가운데 무예별감이 존재하였다. 이는 군인과 경찰 뿐 아니라 시위까지 모두 택견을 익혔다는 의미이다. 앞서 언급한 팔장사 두령 이수영(李秀暎)은 대원군의 추천으로 어전시위가 되었다가 나이가 들어서도 운현궁의 시위가 되었다. 특히 송덕기 옹의 택견 스승이었던 임호는 이수영과 함께 팔장사에 속하고 있기도 했다.

 

초기 아메리카 한인 이민의 상당수가 해산된 광무군(대한제국군인) 출신들이었다. 그들에게는 군대 생활을 하면서 익힌 남다른 무술 실력이 있었다. 1977년 취재당시 99세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었던 이민 1세 양주은 옹은 아래와 같이 구술하였다(천문권, 2011).

 

“일본사람들이 그때 시절에는 원수니까 일본사람과 맞부딪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막 조져댔거든.…서울에서 군인이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택견을 하는 거야. 두발로 이마를 차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이 일본사람을 치면 한사람이 일본사람 열 스물을 쳐.…그래서 일본사람들이 한국 사람한테 달려들지를 못했어.

 

멕시코의 한국인들은 보다 대담하게 행동해서 멕시코 일본대사를 구타하기도 했다. 이런 진술로 비추어 볼 때 광무군출신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하급군인들이 택견을 한 것은 확실하다(김영만, 심성섭, 2016). 경기도 고양 출신 독립운동가 이필주는 독립선언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기독인 대표 중 한 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까진 “소고 장고 두드리며 노래하고 춤추기와 택견하고 편싸움하는 것을 일로 삼았다”고 본인이 직접 회고록에 적었다. 1890년(20세) 군대에 들어가 단시일에 승진하여 장교로 8년간 복무하였다.

 

광무군 출신들의 일부는 의병활동과 국외로 빠져나가 독립운동에 힘썼다. 원의상(1969)의 신흥무관학교 회고록을 읽어보면 신흥무관학교의 “체육으로는 엄동설한에 야간파저강 통화군 70리 강행군을 비롯하여 빙구운동⋅춘추대운동⋅격검⋅유술⋅축구⋅철봉 등으로 강인불굴의 체력을 부단히 연마해 왔다.” 여기서 격검과 유술을 제외하면 대개 구미 쪽에서 유입된 신학문과 관련 있는 체육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교과과정 내에 포함되어 있던 유술은 택견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김영만, 심성섭, 2016).

 

대개 유술은 당시까지 별반 쓰임새가 없던 용어로 일본 문화가 자연스레 유입된 것으로 착각할 소지가 많은 용어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는 기존의 택견이 이름을 달리하여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상 택견이라는 이전의 이미지와는 달리 당시 일본의 신식문화에서는 택견이라는 하찮은 이미지보다는 고급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자연스레 유입되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성신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우리 자체의 유술이란 표현(1910년 6월 26일 자 황성일보 만평)이나 독립운동가 안자산도 유술이 택견임을 언급한 바 있다(안자산, 1930). 가장 강력한 국수주의적인 신흥무관학교 정규학습과정으로 채택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군대에서 익히는 신체활동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과 무기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임무를 맡는 부대일수록 수많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가벼운 무기나 맨손으로 적을 살상하는 기술을 필수적으로 익히게 된다. 이 기술이 신흥무관학교에서의 유술이었다.

 

※무예신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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