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피니언
칼럼
스포츠영화이야기 ‘쓰리 세컨즈’
기사입력: 2019/06/24 [10:39]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무예신문


<쓰리 세컨즈(THREE SECONDS)>는 최신작 러시아 영화다. ‘농구’를 주제로 한 스포츠 장르인데, ‘실화(實話)’이기에 더욱 실감나고 흥미롭다. 작가가 쓴 픽션(소설)이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연일 경우에 사람들은 더욱 큰 흥미와 감동을 느낀다. 영화 <쓰리 세컨즈>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때는 1972년, 독일의 뮌헨 올림픽이 감격의 무대이다. 당시 공산국가였던 소련(연방)의 농구대표팀이 36년간 무적을 자랑하던 막강한 미국의 아성(牙城)을 무너뜨리고, 당당히 올림픽에서 극적으로 우승하는 이야기다. 소련 팀이 거기까지 가는 동안의 이런저런 사연은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다.

 

감독의 선발 과정이 그렇고, 중년의 감독은 중책을 맡았지만 선수들의 떨떠름한 반응을 평정하며 신뢰를 쌓아야하는 처지가 그렇다. 게다가 어린 아들은 큰 수술을 받아야하지만, 적잖은 수술비를 마련 때문에 고심하는 가장(家長)이다.

 

또 시한부 선고를 받고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 등 모두들 크고 작은 고민들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고난의 지옥훈련 지속되고,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결승까지 진출한다. 그것만으로도 꿈같은 현실, 과연 그들은 어떤 성적을 거두려나? 그런데 미국과의 한 판 승부만을 남긴 결승전까지 간 것이다.

 

드디어 경기는 시작되고 소련이 의외로 10점을 앞서가며 시합은 열기를 뿜는다. 대형 경기장에 꽉 들어찬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점수 差는 점점 줄어들고, 드디어 미국이 시합종료 3초를 남기고 1점 차의 역전에 성공한다. 바로 3초 후에 게임은 종료, 미국의 승리다. 그들이 올림픽 3연승을 기록하는 극적 순간!


그런데 이게 웬일?, 그게 끝이 아니었다. 3초를 남긴 절체절명의 순간, 작전타임을 요청했지만 심판에 의해 묵살됐던 것이 극적으로 부활한 것이다. 관전하던 세계농구협회 회장이 소련의 3초 전의 작전타임이 유효하다고 판정했고, 이게 경천동지할 ‘기적의 불씨’가 될 줄이야?

 

한 선수가 자기 쪽 골대에서 상대편 골대 밑에 포진한 선수를 향해 사력을 다해 공을 던진다. 공을 낚아챈 소련선수가 잽싸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순간과 함께 게임 종료 휘슬이 울린다. 1점 차의 역전 승리.

이후 경기장의 모습은 애기하나 마나 아니겠나. 이런 걸 ‘기적’이라 했던가.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된 게임이 된 건 사필귀정.

 

우리가 사는 세상에 ‘기적’이란 건 반드시 존재한다는 걸 실증적으로 보여준 기막힌 사연이었다. 그러나 기적이라는 것 역시 거저 이뤄지는 게 결코 아니요, 뼈를 깎는 노력의 결실임을 새삼 확인시켜준 실화가 바로 영화 <쓰리 세컨즈>다.

 

공산국가였던 시절의 소련 이야기를 현재의 러시아 시각으로 만든 영화지만, 관객들이 우방국 미국이 아닌 소련 팀을 응원하는 건 다소 아이러니컬할 수도 있으려나? 응원은 자유, 그런 게 바로 ‘스포츠’ 고유의 매력 아니겠나?

 

당시 뮌헨올림픽은 이스라엘 선수들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테러 공격으로  난장판이 되면서 자칫 시합이 무산될 뻔 하기도 했으나 극적으로 마무리된 것도 역시 기적이라 할만하다. 자칫 ‘두 가지 기적’을 다 놓칠 뻔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접하지 못 하는 게 안타깝지만, 사실 ‘러시아 영화’는 오래 전부터 대단히 높은 수준임을 자랑하고 있다. 1925년 세르게이 M. 에이젠슈테인 감독의 <전함 포텐킨>은 백년이 흐른 지금도 ‘영화의 교과서’로 평가되는 뛰어난 작품이다. 이후 <이반대제>, <10월>, <대지> 등 192,30年代 작품으로부터 오늘날까지 全세계에 막강한 저력을 과시해 온 나라가 러시아다.

 

자주 볼 수 없으니 <쓰리 세컨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낯이 익지 않은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수 役으로 뛴 여러 젊은 배우 등 모든 배역들의 다이내믹한 연기는 꽤 인상적이다.

낯이 익는 배우는 딱 한 사람, 미국 측 감독 역으로 등장하는 존 사베지다. 만일 이 영화를 미국의 관점에서 만든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포츠 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끝나고 자막이 오를 때  화면 한켠에는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경기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준다. 실제 기적의 순간은 더욱 감격스럽다.

영화 <쓰리 세컨즈>, 흔치않은 러시아 영화요, 흔히 보기 어려운 스포츠 영화 명품임에 틀림없다.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쓰리 세컨즈] 스포츠영화이야기 ‘쓰리 세컨즈’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2019/06/24/
가장 많이 읽은 기사
UFC 손진수, 바티스타에 석패 / 조준우 기자
하반기 첫 전통무예진흥 기본계획 공청회 열려 / 조준우 기자
우슈 국제심판 천미연 “최고의 국제심판이 되는 것이 나의 꿈” / 박승란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 무예원로교수와 간담회 가져 / 임종상 기자
‘2019 김운용컵 국제오픈태권도대회(G1)’ 개막 / 조준우 기자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을 말한다 / 최종표 발행인
[영상] 이시종 지사 “무예에 대한 국가지원 미흡한 상태” / 임종상 기자
제26회 국제 한ㆍ중 청소년무술문화교류대회 출정식 가져 / 강은정 수습기자
2019 태권도원 경연대회 참가자 접수, 총상금 7천만원 / 장민호 기자
한국, 2019 나폴리 하계유니버시아드서 종합 5위 차지 /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