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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1인치의 장벽’과 태권도 ‘한국어 구령’
기사입력: 2020/02/12 [14:1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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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이상기 (무예신문)

미국 뉴욕타임즈는 ‘기생충’이 “비 영어권 영화로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최고 경영자도 트위터에 한글로 “축하합니다”고 썼다.

 

아카데미가 최후의 보루처럼 남겨 놨던 언어의 장벽인 ‘1인치의 장벽’을 훌쩍 넘어서 세계 영화산업의 심장인 할리우드에 당당하게 입성하는 영광을 가져왔다. 특히 감격스러운 것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한국어가 자연스럽게 들렸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영화의 배경이나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제작진과 자본을 비롯해 ‘메이드 인 충무로’가 ‘로컬’의 한계를 스스로 깨부수고 미국에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달성 한 것이다.
 
그런데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하는데 있어서 특급 조력자는 ‘언어 아바타’로 활약한 통역사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들은 언어의 뉘앙스를 생생하면서도 살아있는 감정 그대로 살려 문화의 이질감과 차별감을 좁혀 주었다.
 
그들은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것), ‘종북 개그’같은 야릇한 의미를 지니는 대사에 미국인들도 하나같이 웃음이 빵빵 터지도록 영문자막을 붙였다.
 
분명히 민족과 인종을 뛰어넘는 공감, 연결, 소통에는 비주얼(visual)에 버금가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하고 있다.
 
언어와 문화는 상호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어 강대국일수록 자국어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가사로 미국 팬들을 열광시키고, 미국 영화관에서 조차도 한국어로 스크린을 장식하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믿기 힘든 넘기 힘든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영어능력시험 토플(TOEFL)과 중국어 능력시험(HSK)처럼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도 매년 기록 갱신을 하고 있는 추세다.
 
국력의 신장과 한류의 세계화에 한국어 열풍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관련 기생충의 힘들었던 세계화 과정과는 달리 태권도의 경우 그간 5대양 6대주에 ‘차려, 경례’ 라는 한국어 구령을 외치는 1억 5천만 명에 달하는 태권도 수련생들이 이미 지구촌 곳곳에 포진 되어 있어 세계화의 기반 구축이 완성 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이른바 국경을 넘어 커뮤니티를 연결해온 그들의 ‘구령’이라는 상호 약정된 언어를 통해 한 동작으로 움직이면서 태권도가 세계와 연결 되고 외국인 자기들끼리도 서로 소통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유발 시키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가 바로 현지화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이미 세계화가 완성되었지만 똑같은 맛을 내는 일체화를 위해 주요 포스트(거점)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여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코카콜라의 세계화와 현지화(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리제이션 전략은 우리가 벤치마킹할 표본이다. 이 전략 중심에 있는 태권도 ’한국어 구령‘은 ’글로벌 공급망‘처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정립차원을 넘어 글로벌 일체화와 현지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태권도가 세계인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발전 되려면 ‘한국어 구령’을 통한 한류문화의 확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는 우리 한국어와 한류문화가 변방이 아니며, 우리의 전통무예 태권도와 우리 영화가 세계 문화산업의 중심부에 당당하게 입성했다는 뜻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편과 개방, 포용과 환대가 조용히 공간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도 최근 태권도 구령을 외국어(자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외국 소재 도장도 늘고 있고, 한국어 구령이 세계화를 추구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옳지 않다.
 
외국에서는 종주국으로서 태권도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어 한국어 구령은 무조건적으로 한국만을 고집하는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지나친 국수주의·민족주의)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말이 가는 곳에 소도 간다’는 마행처우역거(馬行處牛亦去)라는 속담이 있다.

다양한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이제 세계적으로 넓은 길을 내고 있다. 한류 문화는 이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장벽)이 없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소감을 내놨다.
 
봉 감독의 소감 관련 하여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지난 50년 가까이 피땀 흘려 이룩해 놓은 태극기가 걸려 있는 지구촌 태권도장(영토)과 한국어 구령(문화)은 가장 한국적인 자산이다. 가장 넓게 전 세계인들을 매료 시킬 수 있는 한류의 핵심 콘텐츠다.
 
너무 우리들 가까이에 있기에 이러한 열풍도 소중함도 실로 못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자문해 볼 때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구촌 곳곳에서 막상 안보이거나 들리지 않을 때 우리는 동북아의 조용한 나라로 전락하게 된다.

 

※무예신문에 실린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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