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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정책의 모순(矛盾)
기사입력: 2020/09/17 [11: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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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학 박사 허건식  (무예신문)

전통무예진흥에 관한 법률은 2004년 8월 국회 이시종 의원(현 충북지사)이 발의를 위해‘전통무술지원에 관한 법률’입안의뢰서를 국회 법제실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9월부터 법률안 공동발의 서명을 시작해 의원 45명이 10월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률안은 1년 뒤 10월 철회됐고, 다음날 12일 ‘전통무예진흥법’으로 변경하여 재발의 됐다.


당시 문광부는 다른 전통문화 및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 문화재법과의 충돌, 종목지정의 객관성, 무예단체 난립, 무예지원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내용을 수정한 후 2006년에 재발의 했다. 결국 2008년 2월 26일 제17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이 법안은 통과됐다.


이후에도 이 법에 대한 문체부의 외면은 지속됐다. 오랜 시간 공청회만 형식적으로 반복했다. 주무부서만 세 번, 담당자도 수없이 변경됐다. 최근 문체부는 무예계의 목소리가 심각해지자 비공개로‘전통무예진흥위원회(이하‘위원회’)’를 만들었다. 2004년 무예진흥관계법을 반대했던 문광부의 태도와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는 무예 관련 정책 집행에는 유사점이 많다.


얼마 전에는 무예 진흥을 위한 위원회를 비공개로 만들어 운영해 온 사실이 일부 언론의 정보공개요청으로 알려졌다. 위원 명단이 공개된 후 무예계는 예민해졌다. 위원회가 비밀리에 진행 중인 사업이 종목지정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문체부가 주도해 비공개로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원회는 법률에 없는 자문기구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기본계획에 따라 급조한 민간자문기구일 뿐이다. 문체부는 “무예진흥은 ‘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고 민원에 대한 답을 한다.


문체부가 무예진흥 사업을 주도하면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에 체육진흥기금을 넣어 놓고 정산업무만 시키고 있음에도 마치 위원회나 센터가 무예진흥 업무를 주도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위원회는 문체부와 무예계 사이에서 책임이 막중해졌다. 위원회는 무예의 가치를 생각하고 무예 단체의 자립을 증진시키는 진흥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무예진흥사업이 법률에 근거해 수행되지 않으면, 무능력한 위원회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 아직까지는 무예계에서 위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도 위원들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위원회는 문체부의 대변기구가 아니다. 문체부가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무예 현황을 정확히 분석하여 전달해야 한다. 위원회는 그간의 정책 모순이 만들어 놓은 진흙탕 속의 무예계를 반듯하게 일으켜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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