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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과 한일관계
기사입력: 2021/01/25 [15:5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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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무예신문)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었을 때, 2021년에는 무난히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긴 했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과거의 전염병과는 달리 쉽게 물리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변이를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어 전 세계는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나마 발원지로 지목되었던 중국은 공산당 특유의 강력한 통제력으로 소강상태에 들어가 있지만 그 덤터기를 몽땅 뒤집어 쓴 것은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이다.

 

인도와 브라질이 미국 뒤를 바짝 쫓아가며 대유행의 중심을 이룬다. 그들에 비하면 일본은 숫자 면에서 뒤쳐져있지만 하루 확진환자가 몇 천 명씩 나오고 있다. 일본내각에서조차 2021년 올림픽을 다시 연기해야 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올림픽 연기가 가져온 파장은 크다. 참가에 의의도 크겠지만 200여국의 선수들은 메달을 향해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훈련에 여념이 없던 수많은 대표선수들이 허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실상 훈련을 포기하려고 하는 실정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일본 올림픽이 또 한 번 연기된다는 것은 취소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2024년 베이징 올림픽이 대기하고 있어 연기개최는 다음 올림픽과 중복된다는 항의를 받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재 연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IOC의 재정은 전적으로 경기 중계료로 충당되기에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일본 역시 경기 시설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기에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다.

 

이런 시점에 한국의 1심 민사법원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사건에 대한 판결을 통하여 일본의 책임을 물어 1인당 1억 원씩 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항이지만 위안부 문제와 징용노동자 문제는 한일 양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일본 측은 한일협정 당시 일괄 처리되었다고 주장하고, 한국 측은 개별적인 손해배상은 합의된 게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역대정부에서 난감한 외교사항으로 골머리를 썩인다.

 

제국주의 일본이 강제로 한국을 식민지화한 것이 원죄이며 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으킨 전범국으로 전 세계를 고통에 몰아넣었던 죄악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지만 이를 인정하기는커녕 사과조차 꺼리는 속 좁은 일본지도자들의 행태가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때마침 한국에서는 일본주재 대사를 지일파 강창일로 임명하고 부임했다.

 

그는 과거에 일본왕이라고 ‘천황’을 낮춰(?)불렀다는 일화를 가진 사람인데 이번에는 공손하게 천황으로 호칭했다고 해서 보도대상이 되었다. 왕을 천황이라고 부르던 황제라고 부르던 그것은 이쪽 맘이지만 그쪽에 가면 그들이 부르는 대로 하는 게 예의다.

 

대사쯤 되면 그까짓 호칭 하나로 구태여 구설수에 오를 이유가 없다. 따라서 위안부나 징용자에 대한 한국법원의 판결에 일본이 발끈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불복이면 항소나 상고로 대항할 길도 열려있다. 이를 마다하고 정치적으로 처리하려면 문제는 복잡하고 시끄러워진다. 외교라는 산을 넘어야하기 때문이다.

 

일본재산에 대한 압류나 강제집행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가까워야 할 한일 두 나라는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먼저 양보하라고 상대국을 압박한다. 갈등이 그칠 사이 없다. 지금 일본은 올림픽을 여느냐 마느냐로 최대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때 한국정부가 도쿄올림픽이 어떤 형태로든 개최되도록 발 벗고 나서서 일본을 도와줘야 한다.

 

우리 선수단도 대폭 파견한다고 약속하라. 무관중도 좋다. 도쿄올림픽을 매개로 일본과의 관계를 과감하게 뚫어라. 전쟁 일보직전이라고 전전긍긍했던 남북관계를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타개한 훌륭한 노하우가 있지 않은가. 외교는 확실한 비전으로 배짱 좋게 밀어붙여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효과는 배가된다.

 

※무예신문에 실린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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