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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武士) 백동수를 웃긴 사내
기사입력: 2021/02/09 [15:3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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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예신문 발행인 최종표 

‘코로나19’ 여파로 무예ㆍ체육도장들은 벼랑 끝에 놓여있다. 정부가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수칙을 다소 완화했지만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통무예진흥법 시행 역시 2019년 ‘전통무예 진흥 기본 계획’ 발표 이후 진척이 없다. 이렇게 힘든 시점에 화리동지두(靴裏動指頭)한 일이 생겼다.

 

자신이 속한 단체가 만든 영상이 ‘전통무예진흥 온라인 영상제작 지원사업’에서 있지도 않은 최우수작으로 인정받았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인물이 또 논란을 일으켰다. 본인이 선조부터 3대째 무예를 계승하고 있는 무인이고, <무예도보통지>를 완벽하게 복원했다고 주장한다.

 

<무예도보통지>는 정조의 명으로 1790년 이덕무, 박제가, 백동수가 만든 무예훈련교본이다. 우리 전통무예는 외세의 침략으로 문헌들이 소실되어, 역사적 자료가 빈약하다. <무예도보통지>는 당시의 무예와 병기사용법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한국의 모든 전통무예가 <무예도보통지>에 기반을 두지는 않지만 참고자료로 많이 활용된다. 상황이 이럴진대, 타 무예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자기가 하는 무예가 조상대대로 내려온 전승무예이며 <무예도보통지>를 완벽하게 복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자(鳥子) 같은 소리다.

 

차라리 타 무예를 배웠으나 <무예도보통지>를 연구하다보니 복원에 성공했다고 하던가, 아니면 창시무예라고 고백하는 게 맞다. 자신이 하는 무예를 포장하려고 타 무예를 비방하고, 역사까지 속이는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무력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라고 엄히 질책하는 바이다.

 

어떤 무예이던 원류를 찾아 현대에 맞게 발전시키면 된다. 태권도, 택견 등 많은 무예가 그렇게 성장했다.

 

지금 무예계의 갈등은 심각하다. 본인과 관계없는 무예종목 단체를 만들어 단증 팔이 따위를 하기 때문이다. 태권도를 배운 사람이 어느 날 합기도 고수로 둔갑해 단체를 설립하고, 합기도를 수련한 사람이 해동검도 고단자가 되어 단체를 만드는 등 우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무력뿐 아니라 스승도 없다. 무맥(武脈)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산속에서 도인을 만나 배웠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전무예다’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속인다.

 

지난해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에 ‘아시타비(我是他非)’와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올랐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진흙탕 무예계를 지적하는 것 같다.

 

가짜들의 수준을 미꾸라지에 비유하고 싶다. 용이 될 수 없지만 주변을 흙탕물로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3대 계승자 운운하며 <무예도보통지>를 복원했다는 이 사람의 주장을 무사 백동수가 들었다면 배꼽 빠지게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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