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너프’(Enough, 2002 제작)’는 정통 스포츠영화라기보다는 액션 영화다.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는 ‘슬림’이라는 매력적인 여인에게 어느 날, 제법 잘 생기고 엄청나게 돈이 많은 ‘미치’라는 사나이가 교묘한 방법으로 접근한다. 슬림도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사나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는 말이 딱 맞을 만한 상황이다.
둘은 바로 결혼에 골인하고, 저택에서 호화롭게 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까지 낳았으니 무엇이 부럽겠는가? 그녀는 하루하루가 그저 즐거울 따름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던가, 여인은 아주 우연히 남편 휴대전화의 저장번호 ‘33번’의 비밀을 알게 된다.
바로 남자의 만만찮은 바람기이다. 여자에게 이보다 더 큰 절망감이 어디 있겠는가? 평소 다정다감하기만 했던 남편은 선과 악, 전형적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사태는 지독한 부부싸움으로 발전하고, 남자는 여자에게 심한 폭력을 행사한다. 참다못한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집을 뛰쳐나오지만, 막막하기만 한 상태다. 돈도 없고, 마땅히 갈 곳도 없다. 도움을 주는 친구가 한 명 있긴 하지만,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남편은 깡패들을 동원해 무자비한 추적을 감행하며 아내를 위협한다. 일촉즉발의 위기를 무수히 넘기며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 슬림, 드디어 그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형국이랄까.
그렇다면 그녀가 한 결심은 과연 무엇일까? 폭력 남편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기량을 터득하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당연히 무예의 달인이 필요할 것 아니겠나?
그녀는 마땅한 스승을 찾아내 무예를 익힌다. 스승은 내로라하는 무예고수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드디어 그녀의 무예 실력은 대단한 경지에 이른다.
그녀는 자신이 살던 집에 잠입해 남편을 기다린다. 날렵한 옷차림으로 자신을 기다리던 아내를 본 남편은 경악한다.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그녀 앞에 선 그는 아내에게 전처럼 심한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면서 당황하기 시작한다. 격한 몸싸움 끝에 남편은 계단에서 추락하며 목숨을 잃고, 아내는 딸과 함께 새 삶을 누리게 된다는 해피엔딩이다.
주연은 제니퍼 로페즈다. 유명 가수이기도 한 그녀는 현재 54세인데, 영화 ‘이너프’는 33살 때의 출연작이다. 영화는 통쾌한 복수극으로 흥행에도 꽤 성공했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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