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도 했지만, 흑백의 갈등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흑백의 대결은 늘 대중들의 큰 관심을 불러왔다. ‘위대한 백인의 희망(The Great White Hope)’이라는 권투선수에 관한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권투선수에 관한 작품임엔 틀림없지만, 시합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이뤄지는 흑백 대결의 숨 막히는 경기장면이 거의 전부다. 수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에서의 흑백 대결 장면은 리얼하고 처절하기 짝이 없다. 과연 누가 승리해 세계 타이틀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찰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무패를 자랑하며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제퍼슨의 승리가 거듭될 때마다 흑인들의 열화 같은 성원을 받으며 우상이 돼가지만, 백인 우월주의에 젖은 이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일부 백인 프로모터들은 이를 시기하여 은퇴한 전 백인 챔피언을 끌어내 시합을 붙이지만, 번번이 패하면서 백인들의 그에 대한 증오는 극에 달한다.
여기에 제퍼슨이 미모의 백인 여성과 결혼까지 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반대로 흑인들로선 그들의 열등의식을 해소해 주고, 백인에 대한 우월감까지를 갖게 된 것이다. 이제 제퍼슨은 백인들의 ‘공공의 적’이 돼버린다.
결국, 그들은 주경계선을 넘어 여행하던 그를 체포해 여인 납치 혐의를 씌워 수감하려 하자 캐나다로 도주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죄어드는 법망에 지친 그가 아내 ‘엘리노오’와 심한 불화를 일으키고 못 견딜 지경에 이른 아내는 우물에 투신해 자살한다.
백인 프로모터들의 조건은 시합에 져주면 모든 걸 눈감아 주겠다는 것이다. 과연 그의 최후의 선택과 결단은 무엇이었을까? 관객들에겐 뒷맛이 매우 씁쓸했다는 것만은 확실히다.
남자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는 제임스 얼 존스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와 ‘라이언 킹’에서 무파사의 성우로도 유명하다. ‘붉은 10월’ 등 여러 작품에선 배우로서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아카데미 평생공로상도 받았다. 지난 9월 9일 93세 나이로 별세했다.
여우는 제인 알렉산더다. 우리에겐 크게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더스틴 호프만과 메릴 스트립 주연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 출연했던 제인 알레산더를 기억하는 팬들은 아직도 많을 것이다.
영화 ‘위대한 백인의 희망’은 ‘권투’를 매개로 미국의 흑백 인종 문제를 다시 한번 곱씹게 하는 진지한 작품임엔 틀림없다. 1969년 마틴 리트 감독작이다
# 드리는 말씀 무예신문에 오랫동안 연재했던 ‘추억의 스포츠영화’는 이번 호로 일단 마감합니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간 저의 拙文을 읽어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필자 김주철 올림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영화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