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합기도계는 60여 개의 법인 단체가 활동할 정도로 그 규모와 상황이 복잡하게 분열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은 ‘난립’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을 만큼 비정상적인 구조로 평가되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합기도의 역사를 써온 전통적인 단체들도 많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의 통합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그 결과 지금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최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과정에서 제도권에 새로 편입된 대한민국합기도총협회라는 단체가 등장하면서 또 다른 문제들이 표면화되었다. 이 단체는 합기도계의 대표성을 주장하며, 자신들만이 ‘합기도’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합기도 단체들에게 활동 기반의 위축을 초래하고 있으며, 일선 도장과 지도자들에게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합기도는 특정 단체의 고유명칭인가?”라는 점이다.
법적으로도 일반명사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거나 제한이 있다. 예를 들어, ‘태권도’나 ‘유도’와 같은 명칭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명칭이다. ‘합기도’ 역시 특정 단체가 독점할 수 있는 고유명칭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합기도’라는 명칭을 특정 단체의 고유명칭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 가맹 여부는 특정 단체가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합기도를 대표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그것이 합기도 전체를 대표하거나 소유한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합기도는 이미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며, 그 명칭은 공공의 자산으로서 어떤 특정 단체가 독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합기도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분열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과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중재자로 나서고, 비(比)제도권 단체와 제도권 단체가 대등하게 참여하는 협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협치 구조에서는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함께 발전할 것인가?”가 논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합기도계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합기도계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잘못된 정보와 허위 주장이다. “우리만 합기도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또는 “경찰청 등록단체 역시 대한체육회 등록단체만 남겨두고 모든 단체를 제외시킨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러한 허위 주장은 합기도계의 분열을 부추기고, 무예계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따라서 이제 합기도의 미래를 위해서는 통합과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은 합기도계를 위협하는 악성 세균에 불과하다. 통합의 용기를 내어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합기도의 명칭은 모든 합기도인들의 공동 자산으로,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단체와 지도자들이 협력해야 한다. 서로 다른 합기도 단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할 때, 합기도는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며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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