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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道人)은 즐거움 속에 있다

김건옥 강원본부장 | 기사입력 2025/06/21 [11:54]

도인(道人)은 즐거움 속에 있다

김건옥 강원본부장 | 입력 : 2025/06/21 [11:54]

▲ 무예신문 김건옥 강원본부장 

촌철살인(寸鐵殺人), 짧은 말 한마디가 마음을 꿰뚫는 힘을 가진다는 뜻이다.

처음 무예 도장을 찾을 때, 문을 열면 마치 도인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사실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니다.

 

그 시절, 제자들은 늘 스승의 도(道) 닦는 모습을 궁금해했다.

“스승님, 도(道)는 어떻게 닦는 겁니까?”

“이놈아,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그거야 저도 할 수 있지요.”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도(道)를 닦는다는 건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놀 때 놀지 않고, 잘 때 자지 않으며,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중심을 붙잡고 무예 수련에 몰두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가는 것이 진짜 도인이다.

 

요즘 이런 얘기를 도장에서 꺼내면,

“개풀 뜯어먹는 소리”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놀지 않고, 잠도 줄여가며 수련에 정진하는 삶은 어지간한 내공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행동을 절제하고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일은 부단한 수련 없이는 불가능하다.

 

도장을 그만두고 은퇴한 후,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요즘은 뭐 하고 지내세요?”

나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놀아요.”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관장 시절에는 새벽에 일어나 밤 11시가 넘어 잠들었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때의 생활 습관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예전에는 매일 시간에 쫓겨 일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놀이처럼 느껴진다.

일도 놀이처럼 하고, 놀이도 일처럼 진지하게 한다.

 

그래서 누가 “뭐 하고 지내세요?”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답한다.

“그냥 놀아요!”

 

얼마 전 ‘전략기업컨설팅’에서 펴낸 경영 어록집을 읽었다. 처음엔 그다지 와 닿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중 한 문장이 유독 마음에 남는다.

“목표가 인생을 결정한다.”

 

과거엔 목표를 정하지 않고, 그저 바쁘게만 살았다. 무예인들과 어울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오며 도인의 흉내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쫓기듯 살던 시간을 내려놓고 나니, 이제야 조금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놀 듯 일하고, 일하듯 노는 삶, 이것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인생은 아니다. 해본 자만이 해낼 수 있다.

 

일도 경험한 사람이 해야 하고, 놀이는 놀아본 사람만이 진짜로 즐길 수 있다. 한 번도 놀아보지 않은 사람은 며칠만 쉬어도 몸살이 난다.

 

여유 속에서 진짜 에너지가 생긴다고 믿는다. 진정한 행복은 그 여유로움 속에서 찾아온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나’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 이 또한 도인의 수련이 아닐까? 우리는 자신에게 너무 많은 억압을 가하며, 여유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조금쯤 여유를 갖고 싶다.

 

“행복한 삶은 휴식에서 나오고, 행복해지려면 기운을 축적해야 한다.”

이 말이 요즘 내게 깊이 다가온다.

 

너무 나서지도 말고, 너무 물러서지도 말자. 너무 거만하지도, 너무 비굴하지도 말자. 적당한 겸손과 적당한 여백이 있는 삶. 가끔은 하늘도 보고, 사색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보자.

그게 바로 도인의 수련이자, 삶의 진정한 즐거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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