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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 왜 지방선거 공약에서 사라졌나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5/20 [10:03]

전통무예, 왜 지방선거 공약에서 사라졌나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5/20 [10:03]

▲ 최종표 발행인    ©무예신문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공약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첨단산업 유치, 대규모 개발사업, 문화·관광 인프라 조성 같은 청사진이 쏟아진다. 그러나 정작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야 할 전통문화 정책은 실종 상태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강국이다. K-팝과 K-드라마, K-푸드가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지만, 정작 우리 민족의 몸짓과 정신, 호국의 역사와 철학이 담긴 전통무예는 정치권에서 보이지 않는다.

 

전통무예는 외세의 침략과 시대의 격랑 속에서 공동체를 지켜낸 생존의 역사이며, 민족의 기개와 철학이 응축된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택견과 씨름, 활쏘기 같은 전통무예는 절제와 예의, 공동체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계는 이미 자국의 전통무예를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일본은 유도와 검도를 문화외교 자산으로 활용하고, 중국은 우슈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워왔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무예는 시대에 뒤떨어진 분야쯤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이는 정체성에 대한 무지이자 국가 문화전략의 빈곤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제도와 현실의 간극이다. 국회는 이미 전통무예진흥법 전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국가 차원의 보호와 육성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 어디에도 전통무예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려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법은 만들어졌지만, 정치적 실천은 뒤따르지 않는 셈이다.

 

충청의 택견, 영남의 화랑도 정신, 호남 지역의 천비류, 칠지도 등 무예문화는 관광과 교육, 문화산업으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왜 전통무예를 외면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당장 표로 계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수백억 원 규모의 축제와 전시성 행사에는 과감하게 예산을 약속하지만, 무예 전수관 건립이나 청소년 무예교육, 지도자 양성 정책에는 침묵한다.

 

전통무예 활성화는 특정 체육인이나 단체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자, 지역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 전략이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강력한 문화외교 자산이기도 하다.

 

정치는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뿌리를 어떻게 지키고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 전통무예 정책은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무예는 박물관 속 죽은 유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몸짓과 정신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다. 이를 외면하는 정치는 결국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마저 놓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만큼은 후보들이 보여주기식 공약이 아니라, 전통무예를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속에 실질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전통무예 전수관 건립, 청소년 무예교육 확대, 무예문화 관광산업 육성, 지도자 양성 정책, 지역 무예 콘텐츠 개발 등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정치권은 무예계의 절규에 응답해야 한다. 전통무예의 소멸은 곧 민족정신과 문화적 뿌리의 상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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