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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서은수 은메달·김향기 동메달…로마서 빛난 기대주들

최현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6/08 [11:16]

태권도 서은수 은메달·김향기 동메달…로마서 빛난 기대주들

최현석 기자 | 입력 : 2026/06/08 [11:16]

▲ 서은수 결승전.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무예신문)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주자들이 로마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우승 문턱에서는 아쉽게 멈췄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맞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은 경기력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로마 2026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1’ 마지막 날 경기에서 서은수(한국체대)는 남자 -58㎏급 은메달, 김향기(한국체대)는 여자 -49㎏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역시 서은수였다. 지난해 우시 세계선수권을 휩쓸며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는 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토 델라퀼라(이탈리아)와 맞붙었다. 경기장은 홈 스타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지만 서은수는 주눅 들지 않았다.

 

1회전부터 난타전이 펼쳐졌다. 서은수는 과감한 머리 공격과 뒤차기로 주도권을 잡으며 49-47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험 많은 비토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회전을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3회전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에 성공했다. 서은수는 끝까지 맞섰지만 세트스코어 1-2로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결과보다 더 값진 것은 과정이었다. 서은수는 오른발목 부상을 안은 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뼛조각 제거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지만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을 미뤘다. 부상 속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는 점은 그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경기 후 서은수는 “최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비록 졌지만 큰 경험을 얻었다. 다음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 김향기 준결승전.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김향기 역시 성인 무대 첫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준결승에서 러시아의 알리사 안젤로바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과 경쟁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8강에서 중국 선수를 꺾은 승리는 김향기에게 적지 않은 자신감을 안겼다. 그동안 네 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를 처음으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김향기는 “조금 더 집중했다면 우승도 가능했을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발전해 다음에는 정상에 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경희대)은 8강에서 비토에게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기대했던 정상 등극은 없었지만 젊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다. 이제 시선은 9월 무주 그랑프리 시리즈2와 10월 파리 시리즈3, 11월 아스타나 파이널로 향한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한 레이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

 

대회 폐막 후에는 경기장 인근 폰테 델라 무지카 광장에서 이탈리아태권도협회 주최 태권도 60주년 기념 갈라쇼가 열렸다. WT 태권도 시범단은 이탈리아 태권도 보급의 선구자인 고 박선재 회장과 고 박영길 회장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공연을 선보이며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최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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