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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의 눈물과 무너진 인권

김재덕 부사장 | 기사입력 2026/06/11 [12:47]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의 눈물과 무너진 인권

김재덕 부사장 | 입력 : 2026/06/11 [12:47]

▲ 김재덕 부사장 / 편집위원 ©무예신문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땀 흘려야 할 어린 선수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가방을 열어 보여야 했다. 선수들은 “들어가게 해달라”고 사정했고, 훈련 장비를 찾으러 가는 길에서도 여러 차례 발길이 막혔다. 투표용지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뒤따랐고 일부에서는 소지품을 뒤지며 “양말과 신발까지 벗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선 넘은 발언이 쏟아졌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당시 검문을 당한 이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저 내일의 승리를 위해 땀을 흘리던 여자 유소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인근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훈련하기 위해 자신들의 장비가 보관된 핸드볼경기장에 잠시 들렀을 뿐이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시위라 할지라도 타인의 자유와 인권을 짓밟는 순간 그 정당성은 빛을 잃는다.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는 그 누구도 사적으로 침해할 수 없다. 사법 권한이 없는 개인이 시민을 검문하고 소지품을 수색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그 대상이 성인이 아니라 유소년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신분을 밝히고 훈련 장비를 꺼내 오는 상황에서조차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폭력이다. 더 큰 문제는 그 현장에 공권력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시민이 법적 권한이 없는 이들로부터 사실상의 검문과 제지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

 

기본권 침해를 방치한 공권력은 더 이상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다. 국가가 보호해야 할 청소년이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어처구니없는 수모를 당할 때,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이들은 도대체 어디를 보고 있었단 말인가. 스포츠를 향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버텨온 어린 선수들에게 이번 사건은 깊은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뛰는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논할 수 있을까. 광장의 외침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자신들의 목소리만큼이나 타인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어떠한 정치적 명분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인권과 꿈보다 앞설 수는 없다. 다시는 어린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찾은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실질적인 선수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김재덕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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